강릉 여행의 맛집하면 순두부가 빠질 수 없어요. 초당마을에 차현희 순두부, 정은숙 순두부 등 유명한 곳이 많고 많지만, 이번에 선택한 곳은 초당토박이할머니순두부예요. 3대째 직접 두부를 만드는 곳으로 노포의 영업비밀과 전현무 계획에도 나온 맛집이라 궁금해서 가보게 됐어요. 그리고 솔직히 이름에 할머니가 들어가면 왠지 더 맛있을 것 같은 느낌, 그런 거 있잖아요. 강릉 초당두부를 처음 먹어보는 분들, 또는 여러 순두부 집 중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는 분들한테 직접 먹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드릴게요.
초당두부마을 유래 — 이름부터 역사가 담겨있어요
초당두부마을이라는 이름에는 유래가 있어요. 허균과 허난설헌의 아버지인 허엽이 집 앞 바닷물을 간수로 써서 만든 두부가 유명해지면서, 허엽의 호인 초당을 따서 이름이 지어졌다고 해요. 그러니까 초당두부는 단순한 음식 이름이 아니라 수백 년의 역사가 담긴 이름이에요. 초당토박이할머니순두부는 이 전통 방식을 3대째 이어오고 있는 곳이에요. 가게 외관부터 그 역사가 느껴져요. 전통 스타일의 시골집처럼 생겼고, 바닥 마루부터 문도 문풍지를 붙여놓은 초가집 스타일이에요. 옛날 시골에 놀러 온 느낌이 드는 정감 가는 외관이에요.
마당에서는 직접 두부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어요. 벽에는 두부 제조 과정을 설명한 삽화가 걸려있는데, 열 단계를 거쳐 완성돼요. 콩 나르기 → 콩 불리기 → 콩 갈기 → 콩물 걸러내기 → 콩물 끓이기 → 바닷물 떠오기 → 바닷물 넣기 → 초두부 틀에 붓기 → 촛물 빼기 → 초당 모두부 완성 순서예요. 다른 강릉 순두부 집은 사람만 바글바글하고 관광촌 느낌이라 정성이 담겼는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수가 없는데, 이곳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으니 색달랐어요. 보는 것만으로도 맛의 가치가 더해지는 느낌이랄까요. 노포의 포스가 느껴지는 곳이에요.
메뉴 및 운영 정보
메뉴가 단출해요. 순두부전골 13,000원, 두부전골 14,000원, 두부조림 14,000원, 초두부 10,000원, 모두부 12,000원, 어린이 초두부 5,000원, 모두부 한 모 12,000원, 모두부 반 모 6,000원이에요.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고 마지막 주문은 저녁 7시까지예요.
⏸ 브레이크타임 — 오후 3시 30분~5시
🅿️ 주차 — 매장 앞 주차 가능 (다소 협소)
⚠️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 / 라스트오더 저녁 7시
초두부 — 입안에서 사르륵 녹는 맛
초두부라는 단어를 몰랐는데, 강릉 초당 지역에서 주로 쓰는 방언이자 갓 만들어낸 신선한 순두부를 뜻하는 말이에요. 콩물을 끓이다가 간수를 넣어 단백질이 처음 몽글몽글하게 뭉쳐졌을 때 건져낸 두부예요. 바닷물을 간수로 쓰기 때문에 천연의 짭조름함과 깊은 고소함이 느껴져요. 몽글몽글 부드럽고 입안에 넣자마자 사르륵 녹는 게 너무 맛있었어요. 간수로 만든 두부라 이미 간이 되어있으니, 처음엔 그냥 먹어보고 간장은 나중에 추가하는 걸 추천해요. 간장을 처음부터 넣으면 두부 본연의 맛을 놓칠 수 있거든요.
밑반찬도 집에서 직접 만든 것 같은 느낌이에요. 개인적으로 호박무침이 제일 맛있었는데, 슴슴한데 너무 맛있게 먹어서 글을 쓰는 지금도 생각날 정도예요. 두부는 살 안 찌니까 초두부, 모두부, 순두부전골까지 다 먹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주문했어요.

모두부와 순두부전골 — 배불러도 이건 꼭 맛봐야 해요
모두부는 초두부보다 단단하게 굳힌 두부예요. 부드러우면서도 탄탄한 식감이 초두부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. 배가 불러도 반 모는 꼭 맛보길 추천해요. 김치랑 같이 싸서 먹으면 진짜 환상적인 조합이에요. 김치도 직접 담근 것 같은 맛이었는데, 모두부랑 싸먹는 조합이 너무 좋았어요.
순두부전골은 슴슴한데 끝맛이 칼칼한 매콤한 맛이에요. 동해안에서만 볼 수 있는 민물조개인 째복이 들어있는데, 바지락보다 훨씬 쫄깃쫄깃한 느낌이에요. 양념 베이스는 새우젓이고 아래쪽에 깔려있어서 잘 저어서 먹어야 해요. 색은 빨갛지만 막 매운 것보다 개운하고 칼칼하고 담백한 맛이에요. 흔히 근처 식당에서 먹는 순두부찌개랑은 사뭇 다른데, 부담 없이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. 자극적인 음식을 선호하지 않는 분들한테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어요.
후식은 순두부젤라토로 마무리
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고 귀한 한 끼였어요. 강릉 여행에서 전통적인 순두부를 먹고 싶다면 꼭 가볼 만한 곳이에요.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순두부젤라토 1호점에 들렀어요. 흑임자 하나, 순두부 하나를 시켜서 후식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했어요. 초당두부마을 방문 코스로 순두부 식사 후 젤라토로 마무리하는 루트가 강릉 초당 코스의 정석이에요. 강릉 여행 일정에 초당두부마을 반나절 코스를 넣으면 안목해변 카페거리나 강릉 교동 소품샵 거리와 묶어서 하루를 알차게 채울 수 있어요.